벨기에 경찰이 23일(현지시간) 전날 발생한 브뤼셀 연쇄 테러의 핵심 용의자이자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와 관련해 수배령이 내려진 나짐 라크라위(24)를 체포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으나 잘못 알려진 사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을 BBC방송과 CNN방송 등이 인용해 보도했으나 나중에 현지 언론이 보도 사실을 거둬들이면서 나머지 언론들도 이 소식을 취소했다.
국내 언론과 통신사들도 이 소식을 받아 라크라위가 검거됐다고 보도했다가 나중에 수정보도를 했다.
앞서 벨기에 일간 DH와 RTL방송 등은 수사 당국이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 현장에서 달아난 용의자가 라크라위로 확인됐으며 이날 그를 체포됐다고 전했다. 체포 장소는 브뤼셀 외곽의 안데를레흐트 지역이라고도 보도했다.
라크라위는 벨기에 수사당국이 지난 18일 파리 테러 주범인 살레 압데슬람을 체포한 사흘 뒤인 21일에 공개수배령을 내렸던 인물이다. 모로코계 벨기에 국적자인 라크라위는 130여명이 숨진 파리 테러와 34명이 사망한 브뤼셀 테러에서 사용된 자살폭탄 조끼를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벨기에 경찰은 공항 테러범 3명 중 자폭범 2명을 제외하고 흰색 점퍼 차림의 남성 1명을 CCTV에서 확인한 뒤 추적작업을 벌여왔다. 얀 얀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미국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라크라위가 공항에 폭탄을 설치했지만 운 좋게 터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이 배포한 CCTV 영상에서 라크라위를 비롯한 용의자 3명은 공항 출국장에서 포터에 여행용 가방을 싣고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중 검은 옷을 입은 2명은 테러 현장에서 숨졌다. 자폭테러를 감행한 2명은 모두 왼쪽 손에 검은 장갑을 끼고 있다. 경찰은 기폭장치를 감추기 위해 장갑을 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벨기에 경찰은 이들이 칼리드 엘 바크라우이와 이브라힘 엘 바크라우이 형제라고 밝혔다. 브뤼셀 출신으로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에 연루돼 경찰의 추적을 받았다. 이들은 파리 테러팀에 은신처와 무기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브뤼셀 테러범 검거는 현지언론 오보 소동
입력 2016-03-23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