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간의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야기된 ‘오버네트 비디오판독’ 논란이 경기 이후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OK저축은행이 한국배구연맹(KOVO)측에 정식 문제 제기 하면서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은 23일 “현대캐피탈 신영석의 공격 득점에 대한 김세진 감독의 주장이 비디오판독을 통해 올바른 것으로 판정됐음에도 심판위원장의 부적절한 개입으로 번복됐다. 이는 결국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KOVO에 정식 문제 제기했다.
OK저축은행이 문제 삼는 대목은 지난 22일 3차전 3세트 13-13에서 나온 판정이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의 백어택 공격을 곽명우가 디그로 받았고, 신영석이 네트를 넘어오는 공을 한 손으로 밀어 넣었다. 주심은 현대캐피탈의 득점을 선언했지만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을 뒤집었다. 판독을 맡은 경기 감독관들은 신영석의 오버네트를 지적했다.
여기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판독에 대해 재심을 요청했다. 최 감독의 주장은 신영석의 동작이 공격이 아닌 블로킹이라는 것. 최 감독은 오버네트 판정이 아닌 블로킹 규칙 적용 판단에 대해 재심을 요청한 것이다. KOVO 규정에 따르면 터치아웃이나 인-아웃, 오버네트 등 사실 판정은 재심 요청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심판이나 경기 감독관의 규칙 적용이 잘못됐다면 재심 요청이 가능하다.
당시 양진웅 경기 감독관은 최 감독의 재심 요청을 오버네트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여 기각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황종래 심판감독관은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김건태 심판위원장이 감독관석에 참여해 신영석의 동작을 공격이 아닌 블로킹으로 판단해 현대캐피탈의 득점을 인정했다. 비디오판독으로 뒤집은 첫 판정을 다시 뒤집은 셈이다. 현대캐피탈은 14-13의 리드를 잡은 뒤 3세트를 가져갔고 이어 4세트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2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겼다.
OK저축은행은 “상대편 코트로 넘어가는 궤적이 아니므로 오버블로킹 적용이 안 된다. 공이 떨어지는 궤적을 보면 상대편 코트가 아닌 우리 편 코트 또는 네트 상단 백태 부근으로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신영석의 명백한 오버네트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벌어진 최 감독의 재심 요청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OK저축은행은 KOVO 규정을 들어 “사실관계 판정은 재심 요청 대상이 아니다”면서 “재심을 받아들였다 하더라도 사실 판정이므로 재차 비디오판독도 할 수 없고, 심판위원장은 재심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KOVO측은 신영석의 득점이 인정되는 것은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해명했다. KOVO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사후 판독을 했는데 현장 판독과 결과가 일치했다. 리시브한 공의 진행 방향이 명백하게 현대캐피탈 쪽이었고 근처에 이를 건드릴 수 있는 OK저축은행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오심이라고 했던)비디오 판독이 오독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심요청에 대해서는 판정이 아닌 판단에 의했던 것이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손이 넘어갔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고 (현대캐피탈이)수비 상황인지 공격 상황인지에 대한 재심이었다. 판정이 아닌 판단에 의한 것이기에 재심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건태 심판위원장이 판정에 개입한 부분을 두고는 매끄럽지 못한 진행을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심판감독관은 재심 요청 상황이라고 판단해 심판위원장을 불러 의견 청취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기감독관한테 전달했다. 부심을 통해 요청을 받은 심판위원장이 내려오는 중에 경기감독관이 사실 판정이라 기각한다고 코멘트는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각 발표를 하고 심판위원장이 들어온 것은 사실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현대캐피탈의 득점이 된 것이)정리가 잘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온 ‘오버네트 비디오판독’ 논란, 후폭풍 거세
입력 2016-03-23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