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8주간은 세계 2위 절하, 이후에는 세계 4위 절상…요동치는 원화 움직임

입력 2016-03-23 18:26
자료=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

‘올해 첫 8주 동안은 절하율 세계 2위, 이후 4주간은 절상율 세계 4위’.

원화가 올해 극심한 널뛰기 현상을 보이고 있다.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절하, 절상율이 세계 최고수준을 나타내 국내 통화가 여전히 대외변수에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환율의 급변동은 수출기업의 판매 전략에도 혼란을 초래하는 등 실물경제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23일 국제금융센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원화는 올 들어 첫 8주간인 2월 25일까지 미국 달러화 대비 5.4% 절하됐다가 이후 4주간(3월 18일)은 6.6% 절상됐다. 첫 8주간 절하폭은 주요국 중 아르헨티나(16.0%)에 이어 2위를 나타냈고 이후 절상폭은 러시아(10.4%), 브라질(9.2%), 콜롬비아(7.8%)의 뒤를 잇고 있다. 23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61.20원으로 18일 당시(1162.50원)와 비슷하다.

이는 원화가 여전히 통화건전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외환팀 과장은 “2월까지는 원화가 미국 중국 이슈에 모두 취약한 통화로 지목되면서 약세폭이 두드러졌으나 이후 완화적 글로벌 통화환경이 강화되면서 급속한 되돌림(통화 약세→강세)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과 많이 연동되면서 중국 금융시장 이슈에 민감히 반응하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하루 변동폭도 상당해 우리 통화 안정성이 대외충격이 왔을때 아직은 신흥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이 기간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과 투자 패턴도 환율 움직임과 유사하다. 외국인들은 1월 4~2월 17일 주식 및 채권 자금을 9조8000억원 순회수한 반면, 2월 18일부터 한달간은 6조1000억원 순투자를 했다. 지난 17일에는 외국인 자금이 연중으로 순매수로 전환하기도 했다.

환율의 급변동은 수출기업에게는 극도의 불투명성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악재다. 통상 수출업체는 환율을 예측하면서 통관시점 및 물량조절을 하는데 환율 변동폭이 클 경우 이런 작업이 쉽지 않게 된다.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입대금 결제나 환전 시점의 혼란을 가중하는데다 향후 수출 전략을 짜는데에도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원화 움직임도 간단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IB(투자은행)들은 블룸버그 서베이를 통해 원화에 대한 전망을 단기적으로는 절상, 장기적으로는 절하가 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베이를 보면 1년 후 원화 전망치 중간값은 1230원이다.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미국 금리인상 우려 감소 등으로 당분간 원화 절상 압력이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성과 구조적 취약점 등으로 원화 절상이 지속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이 과장은 “중국 경제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은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또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 미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 등은 통화의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