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파 태극전사들의 어깨가 축 처져 있다. 소속팀에서 활발하게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상황이다. 3월 A매치 2연전은 이들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릴 좋은 기회다.
‘슈틸리케호’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 레바논전(24일 오후 8시·안산 와스타디움)과 태국과의 평가전(27일 오후 9시 30분·방콕)을 잇따라 치른다. 태국전은 쿠웨이트와의 8차전이 취소됨에 따라 치르는 친선 경기다. 한국은 2차 예선에서 6전 전승으로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담 없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유럽파의 경기력을 집중 점검하겠다는 복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을 하루 앞둔 23일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파 선수들에 대해선 “대표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이 선수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보내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부활이 가장 절실한 선수는 기성용(27·스완지시티)이다. ‘슈틸리케호’ 주장 기성용은 지난 시즌 팀 내 최다골(리그 8골)을 기록하며 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갑자기 골 결정력이 약해지며 1골(리그 26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부인 한혜진 씨의 출산과 잦은 대표팀 차출에 따른 피로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기성용은 기자회견에서 “시원한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최종예선에 진출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으며 팀 내 경쟁도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도 표정이 어둡다. 지난해 초 크리스털팰리스로 이적하며 다시 프리미어리그(1부 리그)에 복귀했지만 윌프레드 자하, 바카리 사코 등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이번 시즌 리그 11경기 출장에 1골, 리그컵 3경기 출장에 1골이 전부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2015-2016 시즌 초반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펄펄 날던 석현준(25·FC 포르투)은 지난 1월 이적한 후엔 리그 7경기 1골 2도움으로 주춤하고 있다. 석현준은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독일파’ 중 공격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과 수비수 김진수(24·호펜하임)와 박주호(29·도르트문트) 역시 주전에서 밀려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소속팀에서 고전하고 있는 유럽파들이 이번 2연전에서 자신감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다.
안산=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월드컵 아시아2차예선 앞둔 유럽파들..."힘내라"
입력 2016-03-23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