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에 속수무책인 유럽, 연대 강조하지만 보안 허점 등 내부 문제 여전해

입력 2016-03-23 16:51
브뤼셀 테러로 유럽의 허술한 보안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스페인 마드리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이어 벨기에 브뤼셀까지 급진주의 무장단체의 테러 공격이 계속되면서 유럽의 보안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유럽 국가들이 하나의 국가처럼 뭉치는 ‘연대’를 주장하면서 이민자와의 갈등 등 내부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해 테러 위협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추가 테러 위협이 계속 강조됐음에도 여전히 허술한 유럽의 보안 탓에 벨기에 테러를 막을 수 없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 테러는 유럽을 공격하기 위한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노력’이 생각보다 거대하고 치밀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취약성을 우려했다. 거기엔 중동으로부터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불법 난민들과 유럽 내 통행의 자유가 포함된다. 유럽 국가들이 IS와 싸우기 위해 시리아에 군을 파병한 점도 IS가 유럽을 공격하는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 유럽 국가들 간에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NYT는 알렉세이 푸쉬코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이 유럽의 이민과 테러 정책에 대해 질책했다고도 전했다. 푸쉬코프 위원장은 “유럽은 진정한 위협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파악하고 러시아와 힘을 합쳐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은 이번 테러가 ‘지하디즘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벨기에 몰렌베이크 지역의 테러범들에 의해 자행됐다고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럽 사회에 불만을 가진 무슬림 이민자들이나 급진화된 무슬림들이 모여있는 대표적인 지역인 데다, 계속되는 수색에도 테러범들이 언제나 몸을 숨기고 있을 정도로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그래프는 브뤼셀 테러범들이 몰렌베이크 등의 지역에서 시리아에서 IS를 위해 싸우다가 난민들 틈에 섞여 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시리아로 떠났다가 돌아온 것이 알려져 급진화로부터 벗어나는 교육 및 치료를 받게 되더라도 그들이 경찰의 감시망을 빠져나가 대학살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