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 서대문 갈등, 소속 신학대학으로도 번져

입력 2016-03-23 16:24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의 공금횡령 및 도박 파문으로 인해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이 교단 분열의 길에 들어선 가운데 같은 이유로 산하 신학대의 내부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교수·학생·동문으로 구성된 순총학원비상대책협의회는 21일 서울 관악구 과천대로 순복음대학원대 앞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규탄 대회를 열고, 박 목사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 목사가 총회장 시절 학교법인 재산인 강의동 ‘요남기념관’을 재단법인으로 증여한 뒤 14억원을 대출 받고 다시 학교법인에 넘겼지만 은행에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요남기념관은 2015년 한 업체가 29억원을 내고 낙찰 받았다.

비상대책협의회 측은 “강의동이 아닌 장소에서 교육하는 것은 불법이기에 교육부에서 해산 명령을 내리면 학교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순총학원 후원이사장으로 있는 박 목사가 현재도 신학교 재정·인사·행정 등 모든 일에 개입하는 등 월권을 저지른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협의회 측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박 목사에게 월권행위 중단과 순복음대학원대에 끼친 물질적 피해 및 학교 위상 실추에 대한 사죄 및 배상을 촉구했다. 또 요남기념관 경매 매각 경위를 설명하고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 역시 중단 하라고 요구했다. 사법부에는 박 목사의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는 기하성 서대문 재단의 대출금 등을 빼돌린 뒤 이를 도박 자금 등으로 탕진한 혐의로 박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22일 서울 중앙지법 형사25부(김동아 판사) 심리로 열린 제1차 공판기일에서 박 목사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박 목사는 공금을 인출 또는 타 은행으로 이체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는 개인적인 용도가 아닌 순총학원의 대금을 갚는데 사용했고 도박 등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청석에는 박 목사 반대 측인 교단개혁을 원하는 목회자연합 관계자 7~8명이 자리했다. 박 목사 반대 측은 지난 14일 경기도 평택시 평남로 평택순복음교회(강헌식 목사)에서 제64차 제2회 교단 임시총회를 열고, 박 목사를 옹호한 임원들과 현 총회정책위원장인 박 목사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박 목사를 총회 재판위원회에 넘겨 죄를 묻기로 결의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