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이해찬 지역구 공천...정의당, 심상정 정진후 지역구에도 공천

입력 2016-03-23 16:06

더불어민주당이 이해찬 의원 지역구인 세종시에 문흥수 변호사를 후보로 냈다.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에게 맞불을 놓은 것이다. 더민주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가 출마한 지역구에도 후보를 공천해 두 당의 야권연대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4개 지역의 전략공천 대상을 발표했다. 공천 결과 세종시에는 문 변호사가 후보로 확정됐으며 대구 북갑 선거구에는 이현주 전 지역위원장이 공천됐다. 경기 고양갑에는 박준 전 지역위원장이, 경기 안양동안을에는 이정국 전 지역위원장이 각각 총선 후보로 결정됐다.

세종시는 이 의원이 단지 친노(친노무현) 수장이란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만큼 더민주의 공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당초 더민주에서는 당대표까지 역임한 이 의원을 예우하기 위해 후보를 내지 않겠단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겉핥기식 물갈이’란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지자 결국 후보를 확정했다. 세종시에 출마한 문 변호사는 법복을 벗기 전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활동했으며 사법개혁과 관련해 많은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공천 결과에 따르면 더민주와 정의당 간의 야권연대는 사실상 힘들게 됐다. 더민주가 정의당 심 대표와 정 원내대표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과 경기 안양동안을 모두 후보를 내 사실상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정의당과의 연대에 대해 “문을 닫았다기보다는 논의가 진전이 안 돼서 후보를 낸 것”이라며 “지역별 연대는 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에서 후보자간에 연대한다면 받아들이겠지만 당대 당 차원의 연대논의는 실질적으로 힘들단 뜻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천호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공식 논평에서 “더민주가 정의당 심 대표의 지역구와 정 원내대표의 지역구 공천을 기습적으로 의결, 발표함으로써 가장 모욕적인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야권연대를 파기했다”며 “가능한 모든 예비후보가 본선에 등록하고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