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대표는 ‘셀프 공천’ 논란이 있었던 비례대표와 관련, 당의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원래대로 2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공천 파동’은 일단락됐지만, 당은 물론이고 김 대표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과연 여기 남아서 무슨 조력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며 “내 입장만을 고집해서 이 당을 떠나자고 한다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나름대로 책임감도 느껴 고민, 고민 끝에 일단 이당에 남아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이번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임하면서 현재와 같은 세력이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며 “초창기 국민에게 약속한 바대로 제가 모든 힘을 다해서 이 당의 기본적인 방향을 정상화시키는 데 노력하도록 결심하고, 일단은 이 당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최근 파동과 관련해 “당이 선거를 앞두고 정권을 지향한다면 기본적으로 국민의 정체성에 당이 접근하려는 모습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우리 더민주는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이번에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중앙운영위 회의 과정에서 (보여준) 소란한 모습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비대위원들의 일괄 사의에 대해 “제가 생각을 좀 더 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 논란과 관련해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비례 2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며 “당을 끌고 가기 위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며,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의원직을 던져버린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 간담회 직후, 더민주는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논문 표절 논란을 일으킨 홍익대 박경미 교수가 애초 순번인 1번을 받았고, 김 대표는 남성 최상위 순번인 2번을 받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김종인 "당에 남기로 했다" 당무복귀...비례 2번 확정
입력 2016-03-23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