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비판 수위 높이는 비박계

입력 2016-03-23 15:49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로 새누리당 내 진통이 깊어지자 비박(비박근혜)계가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를 겨냥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이고 나섰다. 이번 공천을 주도한 공천관리위원회뿐 아니라 상향식 공천 원칙을 내세웠던 김무성 대표를 향해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조해진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당 최고위가 공관위의 잘못된 결정을 견제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속된 말로 한통속이나 마찬가지”라며 “유 의원 컷오프로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주었을 때 책임을 질 것을 부담스러워 해 서로 떠넘기기를 계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컷오프된 뒤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김 대표 리더십에 대해 “당 지도부 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김 대표가) 이런 흐름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고립돼 있는 김 대표가 전체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려면 비상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마디 툭툭 던지고 ‘액션’하는 정도 갖고는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을 수 없다”며 “김 대표는 지금까지 정치적 결단, (자신을) 던지는 모습을 못 보여줬다”면서 당 대표직을 걸고 싸우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선 총선을 코앞에 두고 공천 내홍으로 표심 이탈의 우려가 높아졌다면서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당초 야권 분열로 인한 총선 압승을 예측하기도 했으나 “과반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게 된 것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공천 문제 때문에 자칫 새누리당 전체가 총선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특정 세력의 유불리를 떠나 공멸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풍은 이미 불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당연히 총선에서 패배한다”고 했다. 공천 살생부설(說)에 대해선 “다 사실로 드러났다”며 “심판들은 룰을 가지고 심판을 하는데 공관위는 룰도 없이 심판을 하고 있다. 거의 유치원 수준의 반장선거”라고 맹비난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