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 10위에 진입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해외시장에서의 단색화 인기가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의 미술시장 분석기관인 아트프라이스가 최근 발표한 ‘2015 아트 마켓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각국의 경매 매출을 집계한 결과 한국은 총 7500만 달러(약 898억9500만원)로 10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77%나 증가한 수치다.
또 미국이 5년 만에 중국을 밀어내고 1위를 탈환했다. 미국은 중국이 경제 불안으로 주춤하는 사이 9%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61억 달러(7조7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은 27%나 폭락해 49억 달러에 머물며 2위로 주저앉았다. 30억 달러 매출로 3위에 오른 영국 역시 전년에 비해서는 11% 하락했다. 60개국에서 미술품 경매를 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 영국 등 3개국은 지난해 전 세계 160억 달러 매출 가운데 87.5%(140억 달러)를 점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어 프랑스(5억7650만 달러), 독일(2억5700만 달러), 이탈리아(1억6900만 달러) 순이다.
10위권에 드는 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한국뿐이다. 아트프라이스는 “한국의 10위권 진입은 지난해 세계 경매시장에서 일어난 가장 놀라운 변화”라며 “한국은 네덜란드, 일본, 벨기에를 제치고 시장의 10대 메이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선전은 국내 양대 경매회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이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아트프라이스는 “서울옥션은 가장 국제적인 아시아의 미술시장 플랫폼인 홍콩에 2007년 진출해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등 한국 대표 작가의 작품을 거래하는데 역량을 발휘해왔다”며 “특히 지난해 서양의 딜러와 컬렉터들이 ‘단색화’를 낚아채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단색화는 런던의 프리즈, 바젤 마이애미비치 등 주요 아트페어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미국과 프랑스, 베니스비엔날레 등 해외에서의 잇단 단색화 전시가 호평을 받으며 경매 매출로 이어졌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한국 세계 경매 시장 사상 첫 10위권 진입, 해외시장에서 단색화 인기
입력 2016-03-23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