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네 살 딸 암매장’ 사건이 여아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등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전날 실시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 A양의 시신을 진천 야산에 묻었다는 계부 안씨의 진술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거짓 반응이 나온 만큼 진천 야산을 더 수색해야 할지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A양의 시신 수습 작업을 하지 않고 안씨와 그의 주변 수사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아내 한모(36)씨가 남긴 메모에는 자신이 A양(당시 4살)을 상습적으로 때렸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계부 안모(38)씨도 의붓딸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메모는 대부분 남편 안씨에 대한 원망이었다. 안씨가 게임에 빠져 살며 가족을 등한시 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또 안씨의 출근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A양의 사망 시점에 그는 집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의 진술대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친모의 학대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안씨에 대해 사체유기 혐의 이외에 아동학대나 폭행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A양은 2011년 12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한씨에게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갇히는 등 가혹행위를 당해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됐다.
한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모두 내 잘못이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경찰은 의붓딸의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남편 안씨를 지난 20일 구속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청주 네살 딸 암매장 사건 점점 미궁 속으로
입력 2016-03-23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