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10명 중 4명은 정상 기능 회복해도 일자리 잃는다

입력 2016-03-23 10:32

뇌졸중으로 쓰러진 환자 10명 가운데 4명은 정상적인 신체·인지 기능을 되찾아도 일자리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에 따른 업무 수행 능력과 별개로 나이, 성별, 교육 수준에 따라 일터 복귀 비율에 차이가 나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장원혁 교수팀은 2012년 8월~2014년 10월 전국 9개 병원에서 뇌졸중 발병 전 직업 활동을 했던 환자 9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참여자는 모두 뇌졸중 발병 6개월 후 평가에서 혼자 이동은 물론 신체활동이 가능한 상태였다. 인지 기능도 정상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6.9세였다.

조사 결과, 환자들 중 뇌졸중 치료후 다시 일터로 되돌아간 이들은 60%(560명)였다. 나머지 373명은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직업을 되찾은 환자 대부분(97.1%)은 예전과 같은 곳에서 근무했고 일부(2.9%)는 직업만 바꿨을 뿐 일은 계속했다.

이들의 일터 복귀 여부를 가른 것은 환자의 성별과 나이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미만 남성의 경우 70.2%가 일을 되찾았지만, 여성은 같은 조건에서 48.3%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65세를 넘는 경우 남녀 모두 일터로 되돌아가는 비율이 절반(남성 46.4%, 여성 45.2%)을 밑돌았다.

교육 수준 또한 뇌졸중 후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열쇠 중 하나로 꼽혔다. 직장 복귀에 성공한 560명 중 대졸 이상 학력이 38.4로 가장 많았다. 고졸은 33.2%였다.

대졸자를 기준으로 고졸자가 뇌졸중 발병후 6개월 후에도 일을 계속할 확률은 0.42배, 중졸자는 0.41배에 그쳤다.

직업별 복귀 비율을 따졌을 때 최상위 직종으로 농업, 어업, 임업이 꼽혔다. 해당 분야 종사자의 66.4%가 다시 일을 손에 잡았다. 전문직 종사자가 62.4%로 그 뒤를 따랐다. 반면 군인은 36.4%로 전 직종 중 가장 낮았을 뿐만 아니라, 차상위 직군인 단순노무직(51.8%)과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직업에 복귀한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우울감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뇌졸중 환자의 치료계획에 있어 사회복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김연희 교수는 “뇌졸중 환자가 치료후 일을 다시 할만큼, 실제적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없는 건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뇌졸중 환자에 비해 부정적 견해에 따른 것인 만큼, 사회적 합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활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부 리허빌리테이션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