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자벤템 국제공항과 도심 지하철역에서 22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했다고 벨기에 현지 미디어넥스트와 RT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공항에선 폭발과 함께 테러범들이 아랍어를 외치며 총을 난사해 사상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폭발은 오전 8시쯤 공항 내 아메리칸에어라인 체크인 데스크 근방과 활주로 근처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로 공항 내 시설들이 크게 부서지고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승객들이 공항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벨기에 공영방송 RTBF는 출국장 근처에서 다수의 의식을 잃은 사람들이 목격됐으며 추가 폭발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등의 운행은 취소됐다. 유럽을 관통하는 고속열차인 유로스타도 브뤼셀 출도착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다.
공항에서 폭발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브뤼셀 시내 유럽연합(EU) 빌딩 인근 말베이크역에서도 폭발이 발생하면서 지하철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말베이크역에서는 15명의 사망자와 5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브뤼셀 지하철 당국이 확인했다.
벨기에 연방 검찰의 프레데릭 반 레우 검사는 “3차례 폭발은 모두 테러 공격이며 그 중 하나는 자살 폭탄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위기대응센터와 EU 집행위원회는 시민들에게 현재 있는 곳에서 움직이지 말고 되도록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다. EU는 모든 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이번 폭발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압데슬람이 지난 18일 검거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직 노출을 우려한 테러범들이 테러 실행을 앞당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벨기에 당국은 압데슬람 검거 이후 21일 나짐 라크라위(24)라는 새로운 테러범을 공개수배하고 파리 테러 가담 용의자가 3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맹목적이고 비겁한 공격에 당했다”며 당국은 공격이 더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는 추가 테러에 대비해 수도 브뤼셀에 225명의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우리 정부는 벨기에에서 테러가 발생한 직후 긴급대책반을 구성하고 현지 한국인의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다. 더불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접경 국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폭발 사건 발생 사실을 알리고 신변안전에 유의를 당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브뤼셀 공항·지하철역 동시다발 자폭테러·폭발로 26명 사망
입력 2016-03-22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