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공항·지하철서 연쇄 폭발.. 벨기에 공영방송 “최소 31명 사망”

입력 2016-03-22 16:50 수정 2016-03-23 08:43
출처: 벨기에 시민 Jef Versele 페이스북

벨기에 수도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22일(현지시간) 자살 폭탄테러로 보이는 연쇄 폭발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230명이 부상했다고 벨기에 공영 VTM 방송이 보도했다. 공항에서는 14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다쳤으며 말베이크 지하철역 등에서는 17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부상했다.

브뤼셀은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26)이 최근 벨기에 당국에 체포되면서 테러를 계획했다고 밝힌 지역이어서 추가 테러가 우려돼 왔던 곳이다. 벨기에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공항에서 폭발 직전 아랍어로 된 고함과 총성이 들렸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공항 폭발은 오전 8시쯤 일어났다. 폭발은 공항 내 아메리칸에어라인 체크인 데스크 근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공영방송 RTBF는 출국장 근처에서 다수의 의식을 잃은 사람들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수십명의 승객들이 얼굴에 피를 흘리거나 바닥에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폭발이 심해 공항 내 시설들이 크게 부서진 모습이었다.

폭발 이후 승객들이 앞다퉈 공항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검은 연기가 치솟아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 폭발로 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등의 운행이 취소됐다.

이번 폭발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벨기에는 유럽 내 극단주의 무슬림들이 활동하기 가장 좋은 장소로 꼽혀왔다. 특히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 경찰이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와 관련해 브뤼셀의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몰렌베이크 일대에서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쳐왔기에 이들의 추가 테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많았다.

아울러 압데슬람이 지난 18일 검거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직 노출을 우려한 테러범들이 테러 실행을 앞당겼을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 당국은 21일 압데슬람 검거 이후 나짐 라크라위(24)라는 새로운 테러범을 공개수배하고 파리 테러 가담 용의자가 3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얌 얀본 벨기에 내무 장관은 “테러 경보를 최고 단계로 높였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