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상태에 빠진 더민주-김종인 사퇴설로 하루종일 분주

입력 2016-03-22 15:48

비례대표 선출 문제로 내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연기하는가 하면,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사퇴설이 돌자 급히 무마시키는 등 종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7시30분부터 김 대표 자택을 찾아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투표한 비례대표 순위 등 현안을 보고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중앙위 소위 논의가 어떻게 진행됐고 비례대표 추천을 어떻게 작성해야하는지 설명했다”며 “(김 대표가) 오전 11시 비대위에 참석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다고 알린 것이다.

그러나 오전 11시 예정됐던 비대위가 오후 3시로 밀리자,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가 사견을 전제로 대표직 사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내홍이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에 더민주 당직자들이 사퇴설을 수습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사퇴설과 관련해 “아침까지 전혀 그런 기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3시 (비대위에) 김 대표가 분명히 나온다. 그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비대위 연기에 대해서는 일부 비대위원이 지역구에 있어 성원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당 관계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 사퇴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자, 결국 문재인 전 대표가 김 대표를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문 전 대표는 경남 창원시청에서 열린 창원 성산 야권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가 바로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김 대표 사퇴를 만류하기 위해 항공편을 이용해 서울로 온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오후 1시 17분쯤 김 대표 자택 앞에 도착했다. 그는 김 대변인과 보좌관 1명을 동행하고서 김 대표의 자택으로 들어갔다. 약 5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노욕인 것처럼 모욕당한다면 내가 이 당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라며 “마음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후 3시쯤 비대위 참석을 위해 집을 나섰다. 그는 기자들이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 묻자 “얼마 안 가 결심한 바를 발표할 터”라고 답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