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공천 파문 김종인 "그 따위로 대접하면 일할 생각 추호도 없다"

입력 2016-03-21 16:50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셀프 공천’ 파문과 관련해, “사람을 갖다가 인격적으로 그 따위 식으로 대접하는 그런 정당에 가서 일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공식 회의에 모두 불참하며 당무 보이콧에 들어갔다. 더민주 비대위는 김 대표를 비례대표 ‘2번’에서 ‘14번’으로 내리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당내 갈등이 봉합 기로에 들어섰지만, 김 대표가 비례대표를 둘러싼 당내 반발에 대해 격분하면서 불씨는 여전하다.

김 대표 이날 오전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당을 조금이라도 추슬러 수권정당을 한다고 했는데 그걸 끌고 가려면 의원직을 갖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며 “4·13 총선 이후에 내가 딱 던져버리고 나오면 이 당이 제대로 갈 것 같냐”고 말했다.

그는 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대표직을 내놓고 안 내놓고 그런 것은 묻지 말고, 내가 대표직에 매력이 없다”며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게 내가 마치 비례대표 하나 따먹고 목적이 있어서 하는 줄 알아, 내가 그게 제일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서 20일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순번 투표가 보류된 것에 대해 “(중앙위원들이) 저렇게 해서 일반에게 얼마나 표를 깎아먹은 줄 아느냐”며 “패권을 하려면 잘하라고 해. 그 따위로 패권행사하려고 하지 말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논란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문 (전) 대표 본인이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본인 스스로가 판단할 것이지. 그 사람한테 연락해서 ‘상황을 수습해주시오’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전력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는 “내가 무슨 수사기관도 아니고 몰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제 드러나서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 의사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더민주 비대위는 이날 김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비례대표 후보자를 35명으로 압축해 순번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됐던 A·B·C 그룹 ‘칸막이 투표’도 없애는 한편, 비례대표 후보자 중 7명을 전략공천하기로 했다.

특히 김 대표는 당초 비례대표 2번에서 14번으로 하향 조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자논문 표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경미 홍익대 교수는 원안대로 1번을 유지하고, 김성수 대변인은 10번, 이수혁 선대위원은 12번에 선정키로 했다. 다만 아들의 방산비리 취업 논란을 빚었던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을 비례대표 후보에서 제외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