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1일 광주 숙의배심원단 경선 결과 등 호남 지역 공천 결과를 발표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강력 반발해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경선 지역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갑자기 전환하는가 하면, 경선 결선 투표를 없던 일로 하는 일까지 생긴 탓이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대란’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의실 앞은 고성과 몸싸움이 난무했다. 호남 지역 경선에서 탈락한 뒤 찾아온 예비후보 측 지지자들 때문이었다. 이들은 회의장 난입을 시도하며 문을 세차게 두드리거나 “이게 새정치냐” “결선 투표 결과 즉각 개표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일부는 당직자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폭행 시비까지 일었다.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 김재원 예비후보 측은 회의장 앞에 드러누워 시위하다 끌려나가기도 했다.
격한 반발이 쏟아진 이유는 최고위가 의결한 공천 결과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최고위에서 당초 경선지역으로 분류한 영암·무안·신안에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전략 공천했다. 광주 숙의배심원단 경선에서 1위를 한 김경진(북갑), 송기석(서갑) 최경환(북을) 후보, 김동철(광산갑), 권은희(광산을) 장병완(동·남갑) 의원도 해당 지역구 공천을 확정했다.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서울 마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영암·무안·신안은 원래 기존 후보가 있었고 박준영 후보가 늦게 입당해 경선지역으로 했었다”면서도 “공관위에서 (이 지역) 적합도 등 조사를 한 결과 (후보 간) 상당한 격차가 있어 전략공천 지역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발표를 뒤집은 데 대해 이 지역 김 후보는 성명을 내고 “공당이 국민에게 공표한 사실을 특정인, 계파의 압력에 의해 헌신짝처럼 벗어던졌다”고 비판했다.
광주 서갑은 당초 정용화 후보가 41.3점으로 숙의배심원단 경선에서 1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경력을 기재하지 않은 것이 뒤늦게 확인돼 차점자인 송 후보가 공천을 받는 결과가 나왔다. 결선 투표까지 진행됐던 동·남갑 경선에서는 결선 투표함 개봉 여부를 놓고 장 의원과 서정성 예비후보가 대립했지만 결국 투표함 개봉 없이 최고위는 장 의원의 승리를 선언했다. 한 당직자는 “참신한 신인을 뽑겠다며 숙의배심원제를 도입했는데 그 결과 현역들이 공천 받고 잡음만 나왔다”며 “이럴 거면 왜 이 제도를 도입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국민의당 호남 당내 경선 갈등 폭발
입력 2016-03-21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