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셀프 공천으로 불거진 당내 공천 파동에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영입하며 사실상 ‘전권’을 안긴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21일 당 중앙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고 양산에 머물면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비대위에서 해결하도록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볼 것 같다“며 ”지금 입장을 밝히면 힘의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사퇴 이후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 왔다. 친노계 좌장인 이해찬 의원의 공천 배제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다만 지난 16일 정청래 의원이 공천 배제에 대해 승복하자 트위터를 통해 “정청래 의원이 어렵고 아픈 결정을 했다”며 “분노를 변화의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의 아름다운 헌신에서 승리의 희망을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공천 논란으로 지지층의 반발이 계속되는 데도 침묵하는 것은 본인이 직접 김 대표를 ‘삼고초려’해 영입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또 김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배수진을 치면서 비례대표 원안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문 전 대표의 암묵적 지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입 제안 당시 “문 전 대표 측에서 비례대표 2번을 준다고 해 핀잔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문재인의 침묵 왜?
입력 2016-03-21 1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