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88년만에 쿠바 방문 시작, 트럼프 "라울이 영접했어야"

입력 2016-03-21 08:37
뉴욕타임스 캡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오후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쿠바와의 적대관계를 접고 새로운 미국-쿠바 관계, 또 미국-중남미 관계를 열어가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두 딸 말리아 및 샤샤, 장모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쿠바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즈음 비가 내려 우산을 받쳐든 이들 일행이 쿠바 관계자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는 장면이 나왔다. 재임 중인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28년 1월 캘빈 쿨리지 전 대통령이 아바나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한 이후 88년 만에 처음이다.

NYT는 “수십년 간의 적대 끝에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쿠바에 도착했다”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 의의를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또 22일에는 쿠바 국민들을 위한 연설도 예정돼 있다.

피델 카스트로를 만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카스트로 의장이 공항에 나와서 오바마 일행을 영접하지 않은 것은 ‘결례’라고 비난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외무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을 맞았다. 실제로 88년 만에 적대관계를 접는 역사적 방문임을 감안하면 카스트로 의장이 나왔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