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최명길 한상도 '돌려막기 공천'

입력 2016-03-20 15:52

더불어민주당은 최명길 전 MBC 유럽지사장과 한병도 전 의원을 각각 서울 송파을, 전북 익산을 총선 후보로 전략공천 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지역구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경선단계에서 탈락한 후보들이어서 ‘회전문 공천’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민주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선거구 6곳에 대한 전략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최 전 지사장과 한 전 의원 외에 이지수 전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서울 중구·성동을), 박주민 변호사(서울 은평갑), 김병기 전 국정원 인사처장(서울 동작갑), 진영 의원(서울 용산) 등이 포함됐다.

각각 대전 유성갑, 전북 익산갑 경선에서 졌던 최 전 지사장과 한 전 의원은 전략공천으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다. MBC에서 28년간 기자와 앵커로 활동한 최 전 지사장은 조승래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에게 패했으며,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한 전 의원은 이춘석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당 지도부가 ‘돌려막기’식 공천을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서울 송파을은 야당으로선 험지여서 적절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웠다. 최 전 지사장 경력 등이 호응을 받을 거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인적 자원을 최대한 가동하겠다는 지도부 뜻에 따라 전격적으로 끌어올린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한 전 의원에 대해서는 “익산을도 (마땅한 후보자가) 없어서 진통을 겪은 지역”이라고 했다.

두 사람 외에 이 전 연구위원은 용산 출마를 준비했지만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진 의원이 입당하면서 출마지가 바뀌었다. 박 변호사와 김 전 처장이 각각 낙점된 은평갑과 동작갑은 공천에서 탈락한 이미경 전병헌 의원의 지역구다. 전 의원 지지자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고도 없는 국정원 출신 후보를 내려보낸 것은 동작구 주민을 우롱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이 밖에 오영식 의원이 공천 배제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서울 강북갑은 김기식 의원과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간의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를 확정키로 했다.

하지만 이날도 당 지도부가 선정한 전략공천 지역 중 세종시 후보는 발표되지 않았다. 세종시는 공천 배제에 항의하며 탈당한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다. 김 대변인은 “세종시에 후보를 낸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 의원) 예우 차원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컷오프’ 명단에 포함된 의원 중 5선인 문희상 의원과 비례대표인 백군기 의원의 구제 가능성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가 각각 출사표를 던진 경기도 고양갑과 경기도 안양 동안을은 야권연대를 이유로 공천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남은 지역들은 21일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