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박 이혜훈, 친박 조윤석 상대 승리...유승민 공천은 끝내 결정 못해

입력 2016-03-20 15:42

새누리당 20대 총선 경선에서 비박(비박근혜)계 이혜훈 전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 조윤선 전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확정했다.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의원도 공천을 받았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20일 20개 지역구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결과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텃밭인 서초갑에서 벌어진 여성후보 간 맞대결은 이 전 의원 승리로 끝났다. 이 전 의원은 원조 친박에서 ‘탈(脫)박(탈박근혜)’한 인사로 유승민 의원과 가깝다.

친박계에서는 한선교(경기 용인병) 노철래(경기 광주을) 의원 등이 경선에 승리했다. 정권 핵심부에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뒤 목숨을 끊은 고(故) 성완종 전 의원의 동생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예비후보는 현역 김제식 의원을 제치고 공천장을 받게 됐다. 친박계 구상찬 전 의원도 서울 강서갑 지역 경선에서 승리했다.

선거구 획정으로 현역 의원끼리 숙명의 대결을 펼쳤던 강원도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에서는 황영철 의원이 한기호 의원을 꺾고 본선무대에 올랐다. 서울 성북을에선 친이(친이명박)계 김효재 전 의원이, 은평갑에서는 최공재 공관위원의 형인 최홍재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했다.

인천 중·동·강화·옹진은 배준영 전 국회 대변인이 김진영 이은석 예비후보를 제치고 공천됐다. 이 지역 현역인 안상수 의원은 컷오프된 뒤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연수갑은 정승연 예비후보 부평을은 강창규 예비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박요찬 변호사가 최형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눌렀다. 새누리당 현역 탈락자는 모두 36명으로 늘었다.

공관위는 비례대표 심사에 집중했다. 당선 안정권 위주의 후보 순번 결정 논의도 일부 진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다만 21일 비례대표 추가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최종 결정은 후보자 등록 직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추가공모가 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배려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관위원들은 ‘컷오프’ 된 주호영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설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얘기가 나오진 않았다. 아이디어 차원”이라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공관위는 후보자 등록 마감까지 불과 닷새 남았지만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대해선 결정하지 못했다. 당 내부에선 여론조사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21~22일이 공천 결정의 마지노선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13일 이후 선거운동을 사실상 중단하고 칩거 상태다. 그는 측근들과 전화 통화를 통해 상황보고를 받고 거취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관위는 김 대표와 서청원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지만 발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