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가 교사 되다니”… 현직 교사 고발글 파문

입력 2016-03-20 15:36

학교폭력 가해자가 교사에 임용됐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현직 특수교육 교사라고 밝힌 네티즌 '파피*'은 20일 "중학교 3학년 때 자신을 따돌린 학생이 특수학교 교사가 됐다. 피해자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지난 9일 다음 교사카페에 올린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게재했다. 

고발 글 내용을 보면 가해자가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위협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가해자가 지속적인 폭력 폭언과 함께 부모님에 대해서도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다"면서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 한때 자살을 생각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담임교사 등이 가해자를 두둔한 사실도 밝혔다.  '왕따 주동자'라는 사실을 학적부에 남기지 않기 위해 피해자의 잘못으로 몰아붙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가해자가 빈말이라도 '미안하다' 사과했다면 이렇게까지 상처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왕따를 피해 이사한 곳이 이번에 당신이 발령 나는 곳"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당신 제자가 나 같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특수교사로서 자질이 있는지 성찰해보라"고 적었다.


'파피*'은 고발 글 후기도 전했다. 꼬릿말을 통해  "글이 공개된 지 얼마 안 돼 가해자가 '피해자가 비호감이었다. 미안하다'는 식의 사과문을 올렸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들끓었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교직에 발 못 붙이도록 해야 한다" "학교를 공개하고 학부모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가해자가 이 글을 계기로 새사람이 되길 바란다. 교단에 선다는데, 더구나 특수교육 아닌가"라며 "그렇지 않다면 교육자의 길을 걷지 말라"며 반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교사 발령 사실은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가해자라고 해서 임용 결격사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