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위해선 술 한잔도 안돼"

입력 2016-03-20 13:57 수정 2016-03-20 14:05

“암 예방하려면 술은 하루 한잔도 안 됩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제9회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음주에 관한 암 예방수칙을 고쳤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수칙인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를 ‘하루 한 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꿨다. 딱 한 잔의 술도 암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다. 암 예방수칙 개정은 2006년 제정 이후 10년 만이다.

복지부는 “하루 한 두잔의 음주로 구강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국내외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 기준 12g 이하인 하루 한잔의 음주로도 암 발생 위험이 구강인두암 17%, 식도암 30%, 유방암 5%, 간암 8%, 대장암 7% 증가한다. 미국 간호사 10만명을 추적 관찰했더니 일주일 3~6잔(하루 알코올 섭취 5~10g) 음주로 유방암 발생 위험이 15%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유럽연합(EU)은 2014년 암 예방 관련 음주 권고를 ‘남자 2잔, 여자 1잔 이내’에서 ‘음주하지 말 것’으로 고친 바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도 음주를 1군 발암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 해 3000명 이상이 음주로 인해 암이 발생하고, 1000명 이상이 음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남성은 암 발생의 3%가 음주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복지부는 또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를 암 예방수칙에 새롭게 넣었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960명이다. 자궁경부암 환자는 3633명으로 여성에게 발생한 암 중 일곱 번째로 많다.

성 생활 시작 전 HPV 예방접종을 받으면 예방효과가 94% 이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9개국이 국가사업으로 HPV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우리나라는 올 6월부터 만 12세가 되는 여성 청소년(초등 6학년)을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