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19일 오후 숨진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로 계부 안모(3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2011년 12월 자신의 집 화장실 욕조에서 숨진 A양(당시 4살)을 아내 한모(36)씨와 함께 충북 진천 백곡저수지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A양을 욕조에 넣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경찰에서 “숨진 아이를 이불로 싼 뒤 진천의 한 야산에서 땅을 파고 묻었다”고 진술했다.
A양은 한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였다. 살해 당시 한씨는 안씨의 딸을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취학 아동 전수 조사 과정에서 이들 부부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관할 주민센터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암매장 사실이 드러났다.
안씨는 숨진 딸이 ‘외가에 있다’ ‘고아원에 있다’는 등의 거짓말을 늘어놓다가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전날부터 안씨가 사체를 암매장했다는 진천군 백곡저수지 인근 야산에서 경력 60여명과 형사기동대, 감식반을 투입해 수색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21일 시신 수색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아내 한씨는 지난 18일 A양의 초등학교 입학 여부와 소재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오후 9시50분쯤 청주시 청원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는 방과 창문을 테이프로 막은 뒤 번개탄을 피워놓고 숨졌다. 방안에는 “정말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하다. 남편은 아무 잘못이 없고 모두 내 잘못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 저지른 범행이라 안씨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진술도 달라 시신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신을 찾아내면 폭행 등 학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뼈의 골절 유무를 정밀감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정말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미안하다” 친모의 유서… 청주 네살배기 딸 살해 암매장 사건
입력 2016-03-20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