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사람 없어… “성매매 여성 사망, 부패경찰 유착”

입력 2016-03-20 10:03


전남 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사망 사건을 파헤치자 부패한 경찰의 민낯이 드러났다.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수 유흥주점 여종업원 사망 미스터리를 다뤘다. 제작진은 사망자 서은하(가명)와 함께 일하던 주점 여종업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종업원들은 “(업주가 우리를) 죽일까봐 겁난다.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다. 몇 년 동안 이 가게에 있으면서 수많은 사람을 봐왔다”며 두려워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카메라 앞에 섰다.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사건은 분명히 묻힐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여종업원들은 당시 상황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은하가 응급차에 실려 갈 때 남자 직원과 업주는 ‘손님이 술 취해 뒤로 넘어가서 앰뷸런스에 실려 간다’ ‘서은하는 술 많이 취해서 먼저 집에 보냈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업주 측은 다음날 여종업원들을 다시 불러 모아 “(서은하가) 치킨을 먹다가 닭뼈를 삼켜 목에 걸려 심장이 멈췄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은하씨 상태를 최초로 확인한 응급실 의사와 구조대원은 치킨 관련 어떤 것도 듣거나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종업원들 진술에 따르면 사망사건 발생 당시 여수경찰서 측은 CCTV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조사도 업소 사장·실장만 대상으로 이뤄졌다. 여종업원들의 증언은 아예 듣지도 않았다.

여종웝원들은 취재진에 “죽기 전 실장이 언니를 욕하고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 작성해놓은 성매매 장부를 공개했다. 장부에는 성매수자들의 신상정보가 상세히 적혀있었다. 여수경찰과 여수시청 직원 등 공직자들이 다수 포함돼있었다.



경찰과 업주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여종업원들은 사건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수경찰서 대신 상급 기관인 전남 지방 경찰서를 찾았다.

하지만 또 한번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 종업원이 조사를 받던 중 과거 자신과 성매매를 했던 경찰을 만난 것이다. 이들이 지목한 사람은 광역수사대 팀장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제작진에게 “(해당 주점에는) 수사 때문에 갔다가 실수를 한 것”이라며 “주점 업주와의 커넥션(유착관계)은 절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평소 주점 사장과 인근 경찰, 시청 직원 사이 친분이 두터웠다는 게 이 지역 주민의 말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