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실내체육관에서 19일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 전주 KCC와 고양 오리온의 경기는 홈팀 KCC의 막판 대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KCC 김민구는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3점슛을 연속으로 내리 꽂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민구가 오리온 문태종과 몸싸움을 벌이다 반말과 욕설을 늘어놓은 게 논란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선수의 몸과 인성을 관리하는 추승균 감독마저 이런 볼썽사나운 장면에 대해 “욕을 할 수 도 있다”는 식으로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은 이랬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김민구는 64-64 동점을 만드는 3점슛을 성공시킨 후 문태종과 몸싸움 중에 팔이 엉켰다. 이후 흥분한 두 선수는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김민구는 문태종에게 반말과 욕설을 내뱉었다. 김민구는 2년 전 국가대표팀 소집 기간에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전력이 있다. 여기에 문태종은 김민구보다 나이가 무려 16세나 많다.
결국 심판이 김민구와 문태종에게 더블 테크니컬 파울을 불며 몸싸움은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김민구는 “경기 안에서는 똑같은 선수 입장에서 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태종이 형은 슈터로서 존경하는 분이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수 관리에 무한책임이 있는 코칭스태프는 이런 추태를 두둔해 문제가 되고 있다. 추승균 감독은 “주의는 주겠다”면서도 “승부는 승부다. 시합을 하다보면 자기만의 욕도 할 수도 있다. 경기 중에는 파이터 기질이 있어야 한다. 나이 차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문태종과 같은 혼혈 선수로 그동안 이에 대한 차별 문제를 여러 차례 호소했던 KCC 전태풍도 “코트는 전쟁”이라며 김민구를 감쌌다.
전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김민구 ‘반말에 욕설', 경기에선 이겼지만 매너에서 진 KCC
입력 2016-03-19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