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 김민구(190㎝·전주 KCC)가 ‘조커’ 역할을 해내며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전주 KCC는 1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1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을 82-76으로 이겼다. 김민구는 6분51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6득점을 올렸다. 김민구는 3점슛 2방을 연거푸 터트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구의 활약은 4쿼터 5분여를 남기고 교체 투입되면서 시작됐다. 전태풍의 패스를 받은 김민구는 왼쪽 45도에서 첫 번째 3점슛을 넣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김민구는 안드레 에밋이 내준 패스를 같은 자리에서 3점으로 연결하며 64-64 동점을 이끌어냈다.
승부처에서 경기 흐름은 KCC 쪽으로 넘어왔다. 오리온에 끌려 다니던 KCC 선수들의 눈빛은 매섭게 변했다. KCC의 해결사 에밋은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오리온 수비진을 흔들었다. 골밑의 하승진에게 엔트리 패스로 득점을 이끌어냈고 공을 가로채 속공으로 점수를 쌓았다.
김민구의 2연속 3점슛 이후 오리온 선수들은 당황했다. 베테랑 문태종(오리온)은 김민구와 몸싸움 중에 팔이 엉키면서 흥분했다. 문태종과 김민구는 더블 데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현민(오리온)은 전태풍이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해 자유투 3구를 내줬다. 오리온은 이어진 공격에서 이현민의 트레블링으로 공격권을 내줬다.
3쿼터까지 앞서던 오리온은 10점 차로 쫓아가는 신세가 됐다. 김민구는 2분30여 초를 남기고 다시 코트를 밟았다. 하프코트를 넘는 과정에서 불안한 패스로 한 차례 공을 뺏겼지만 KCC는 이미 승기를 잡은 상황이었다.
전주 KCC 추승균 감독의 판단도 돋보였다. 4쿼터 김민구와 김효범 등 3점슛 능력이 있는 선수들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김민구는 추승균 감독의 믿음에 보란 듯이 3점슛을 터트리며 보답했다. 농구팬들은 “김민구 교체 카드가 챔프전 1차전에서 신의 한수였다”고 입을 모았다.
KCC는 1차전 승리로 73.7%의 우승확률을 가져갔다. 챔프전 2차전은 2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CC는 통합 우승과 동시에 5시즌 만에 챔프전 트로피를 노린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