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아담 라로쉬(37)가 아들을 위해 152억원의 연봉을 포기하고 은퇴를 선언 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화이트 삭스와 1300만 달러(약152억원)의 계약을 한 지명타자 애덤 라로시(37)가 시즌을 앞두고 지난 16일 갑작스런 은퇴를 선언했다.
라로시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야구라는 게임에 그리고 과분한 길을 가게 해준 이들에게 감사드린다”는 글을 포스팅 했다. 그가 단 해시태그는 ‘#Familyfirst(가족이 최우선)’이었다.
미국 폭스 스포츠와 뉴욕 타임즈 등 매체들은 라로쉬의 은퇴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라로쉬는 지난해 화이트삭스와 계약 당시 아들에게 클럽하우스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고 로빈 벤추라 감독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화이트 삭스의 켄 윌리엄스 사장이 그에게 더 이상 아들을 클럽 하우스에 데려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후 은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라로쉬는 아들 드레이크(14)가 어렸을 때부터 클럽하우스에 데려왔다. 드레이크는 선수들과 경기 전 비디오게임을 하고 훈련할 때는 선수들에게 공을 줍거나 물을 가져다주며 팀의 일원으로 지냈다. 또한 홈경기뿐만 아니라 과제 제출로 수업을 대체하며 원정경기도 따라다녔다.
‘시카고 트리뷴’이 2015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드레이크는 특별하다. 그는 팀의 일부분이고 클럽하우스에 항상 있는 존재이며 집에서나 길에서나 화이트 삭스와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할 만큼 그는 팀의 마스코트와 같았다.
로빈 벤추라 화이트삭스 감독도 “드레이크가 클럽하우스에 드나들면서 아버지가 하는 일을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의 출입을 환영했다. 팀 동료들도 밝고 예의바른 트레이크를 좋아했다.
하지만 화이트 삭스의 윌리엄스 사장은 올 시즌 드레이크의 클럽하우스 출입을 제한했다. 윌리엄스 사장은 “우리는 드레이크가 좋은 아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매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은 없다”면서 무제한으로 출입하는 드레이트의 클럽하우스 방문을 절반으로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윌리엄스의 이와 같은 결정은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76승86패)에 머무른 화이트 삭스의 훈련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라로쉬는 구단의 이 같은 요청에 은퇴로 응수했다. 라로쉬가 구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라로쉬가 이 문제만으로 은퇴를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라로쉬의 아버지, 데이브 라로쉬 역시 메이저리그의 투수였다. 그의 아버지는 세 명의 아들을 클럽하우스와 경기장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자신도 아버지처럼 아들에게 클럽하우스 경험을 시켜주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미국 언론은 지난 시즌 타율 0.207 12홈런 44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팀 내 입지도 좁아진 것도 라로쉬의 은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은퇴를 선언한 라로시의 결정에 동료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브라이스 하퍼는 자신의 트위터에 “클럽하우스에 함께 있는 부자(父子)만큼 멋진 건 없다. 야구는 가족의 경기”라는 글을 남겼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