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원내 교섭단체가 된 첫날 일성(一聲)으로 터져나온 안 대표 발언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비박(비박근혜)계 공천 학살’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온건·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빼앗아 오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 대표는 서울 마포당사에서 국회 의원회관으로 옮겨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에선 친박만 살아남는 공천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은 외면한 채 친박계 선거운동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새누리당 공천 과정을 보면 조폭집단 같다. 이런 정당이 집권하면 나라와 국민들에게 희망은 없다”고 가세했다.
새누리당 ‘소장파’ 출신인 김성식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은 지금 물리적으로만 분당이 안 됐을 뿐 사실상 분당 상태”라고 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의해 ‘컷오프’대상으로 지목된 유승민 의원 문제를 언급하면서는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역할을 한다면 국민의당에 입당하지 않는다 해도 정신적 연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YTN라디오에 나와 “(공천 대란)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보기에도 굉장히 환멸을 느낄 그런 사건”이라고 했다.
김한길 의원 행보를 두고는 이견도 감지됐다. 안 대표와 가까운 김 최고위원은 “(김 의원은) 결과적으로 당을 흔들리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이미 당원들로부터 리더십과 신뢰를 잃었다”고 하자, 김한길계인 주승용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김 의원은) 언제나 대의와 명분을 지켰던 분이다. 우리 중 누구도 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합류한 정호준 의원을 서울 중·성동을 지역에 단수공천 하는 등 5차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27곳의 선거구 중 19곳을 단수공천 지역으로 선정했고, 8곳을 경선에 붙이기로 했다. 현역 의원인 김영환 공동선대위원장은 경기 안산ㆍ상록을 단수공천 됐고, 최근 입당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전남 영암무안신안에서 김재원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서울 관악을에선 박왕규 이행자 김희철 예비후보 간 3자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당초 안 대표 측인 박 후보의 단수공천이 확실시 됐지만, 천 대표 측인 이 후보가 강하게 반발한 결과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안철수 “박근혜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워장”
입력 2016-03-18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