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비만을 줄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설탕세’에 대해 코카콜라 등 탄산음료 회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당류(糖類)에 세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비만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설탕세 등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세금개혁안에 따라 제품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된 탄산음료 제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2018년 4월 18일부터 발효되는 이 법안은 100㎖당 5g 이상 당류를 함유한 환타, 스프라이트 등의 음료와 100㎖당 당류 8g이 들어가는 코카콜라, 레드불 등의 음료에 추가 세율이 적용된다. 자세한 추가세율 내역은 정해지지 않았다.
리데르트 덴 홀랜더 코카콜라 영국지사장은 “설탕세가 옳은 선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설탕세는 (소비자들의) 행동양식을 바꿔놓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탕세가 정부의 관점에서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라는 건 이해하지만, 이 방법이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탄산음료 제조사인 브릿비치 역시 성명을 내고 “탄산음료만을 지목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으로 비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면서 “탄산음료가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칼로리 양은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설탕세 세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비만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활동가들은 탄산음료에 약 20%의 세율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쇼핑업체 마이슈퍼마켓에 따르면 이 세율이 적용될 제품은 350개 이상이다. 계획이 발표된 뒤 탄산 회사들의 영국 내 주가는 3.3%~7.5% 급락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비만 막는 ‘설탕세’ 도입 앞두고 영국 탄산업계 ‘부글부글’
입력 2016-03-18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