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천덕꾸러기이자 분비물로 환경을 더럽힌다고 취급받아온 비둘기가 영국 런던에서는 ‘환경 지킴이’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18일 “하늘을 ‘날아다니는 쥐(flying rats)’로까지 비난받아온 비둘기가 영국에서 환경오염과 싸우는 전사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런던의 환경 관련 기업인 디지타스엘비아이는 최근 비둘기의 등쪽에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작은 기구를 달아 런던 곳곳의 대기를 측정하고 있다고 NPR은 소개했다.
비둘기는 사람이 찾아가기 어려운 곳까지 날아다니고, 또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기에 그 어떤 대기측정 기구보다 대기 상태를 파악하기 좋다. 최근 드론이 발달해서 드론으로 측정할 수도 있지만 런던 같이 복잡한 도시에서 드론을 날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비둘기는 매우 빨라 보다 넓은 지역에서 방대한 환경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경주용 비둘기’를 사육하는 경우도 많아 이들 비둘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NPR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동물로 여겨져온 비둘기가 이제 인간의 건강을 챙기는 존재가 됐다고 덧붙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런던서, 천덕꾸러기 비둘기로 대기오염 측정한다
입력 2016-03-18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