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의 경기 불황 등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 정유·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동반 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실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울산지역 실업자는 최근 1년간 가장 많은 2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000명(46.9%) 늘어났다. 이로써 울산지역 실업률은 4.5%로 최근 1년간 2~3%대를 유지하다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이는 2009년 7월(4.5%) 이후 7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다 구직을 포기한 울산의 ‘자발적 실업자’수도 전년 대비 1.3% 증가한 6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사상 처음으로 12%대를 넘어섰다. 청년실업률은 2월 기준으로 2012년 8.3%에서 2013년 9.1%, 2014년 10.9%, 2015년 11.1% 등 4년 연속 상승했다.
반면 고용률은 지난해 11월 59.2%를 기록한 이후 12월 58.7%, 1월 58.0% 등 3개월 연속 하락했다.
2월 울산 취업자 수는 55만 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1000명(2%) 증가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6000명(1.1%) 감소했다.
울산의 실업률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주력산업 부진으로 신규고용이 축소되는 점도 있지만 일자리가 근본적으로 부족하거나 열악한 타 시·도와는 다른 점이 있다. 울산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타도시에 비해 심각하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관계자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청년층 고용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밀집한 탓에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높아 처음부터 좋은 일자리를 찾게 돼 실업률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2011년부터 지역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청년인재들이 기업탐방을 통해 지역의 우수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희망이음 프로젝트’ 추진중이지만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은 다른 도시보다 심각하다. 울산의 일자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지만 신규 구직자 1명당 일자리를 말하는 구인배수는 울산이 0.91개다.
한편 울산의 제조업 경기도 최악 수준이다. 지난 3일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발표한 ‘2월 울산지역 기업경기조사’를 보면 울산 기업인들의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8로 지난해 11월 72 이후 석달 연속 하락했다. 전국 평균 63 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울산 실업률 매년 증가, 대책 마련 시급
입력 2016-03-17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