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예비군 시신, 발견 당시 양손 결박 상태였다

입력 2016-03-17 17:22 수정 2016-03-17 21:14

‘분당 예비군 실종’ 사건의 자살 여부를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자살하려는 사람이 예비군을 갔다온다는게 이상하지 않느냐” “자살할 사람이 다음날 저녁 친구들과 생일파티 약속을 잡는가” 등 의문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또 그의 양손이 결박된 상태로 놓여있는 점으로 자살 위장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주변 사람들 “스케쥴을 봤을 때 자살할 가능성 없다”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된 신원창(29)씨의 누나는 실종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 도움을 호소하며 “11일 친구들과 자기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신원창씨의 동료들은 “패션과 미용에 관심이 많고 술·담배도 전혀 하지 않은 성실한 직원이었다”며 “성격이 워낙 착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원한을 살 일이 없다. 자살할 사람이 예비군을 다녀오겠느냐”며 의혹을 나타냈습니다.

네티즌들 역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면서도 “타살이 분명하고, 폐건물에서 주기적으로 모임을 가졌으면 면식범의 소행일 수도 있다. 철저하게 수사를 했으면 한다” “자살할 사람이 예비군을 갑니까”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경찰 “현장감식, 부검결과 지켜봐야”

경기 분당경찰서는 예비군 훈련을 마친 뒤 실종된 신원창씨가 행방불명 1주일만인 17일 오후 1시 40분쯤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1번 출구 근처 건물 지하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7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시신이 실종 당시 복장이 그대로였고, 육안 상으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을 두고 자살의 가능성을 두고 있습니다. 또 신원창씨가 특이 커뮤니티에 가입한 정황을 발견해 관련성을 조사 중입니다.

다만 신원창씨의 두 손이 결박된 상태로 발견돼 그의 타살 혹은 자살 위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현장감식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면식범 가능성도…

신원창씨의 시신이 발견된 건물은 앞서 신원창씨의 자전거가 발견된 장소와 같은 곳입니다. 경찰은 신원창씨를 발견한 장소인 건물 지하 기계실과 폐업한 8층 사우나에서 신원창씨가 지인들과 종종 모임을 가졌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기계실은 성인 남성이 몸을 숙이고 땅을 짚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곳입니다.

신원창씨는 지난 10일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주민센터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은 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다 행방불명됐습니다. 신원창씨의 누나가 다음날인 11일 오후 2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마지막 행적은 훈련 당일 오후 5시45분쯤 주민센터 인근 식당에서 다른 훈련자들과 함께 예비군 동대에서 지급한 식사를 마친 뒤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 불곡초등학교 앞 CCTV에서 포착됐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