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불출마 선언에 안철수 천정배의 반응은

입력 2016-03-17 16:26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이 ‘야권 연대’를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 ‘초강수’를 뒀지만, 안철수 공동대표는 별다른 대응 없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과 함께 야권 연대를 외치다 포기한 천정배 공동대표 역시 논평을 자제한 채 지역구 일정에 집중했다.

안 대표는 17일 국민의당 세종시당 창당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한길 불출마 관련)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이 문자메시지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시각,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시민들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평소처럼 일정을 이어갔다.

안 공동대표 측 관계자는 “김 의원 불출마가 하늘 아래 툭 떨어진 건 아니고 언론 등에 계속 얘기 나왔던 것”이라며 “저희도 김 의원 측 반응을 보고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와 김 의원이 야권 연대 문제로 대립해온 만큼 충분히 예상했던 상황이란 뜻이다. 안 대표 측은 김 의원이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이후 서로 거취에 대해 직접 논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천 대표는 ‘입 조심’ 모드였다. 조용히 지역구 일정을 계속하며 호남 민심을 다독이는 등 야권 연대 이슈로부터 멀찌감치 거리를 취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에 올라가서 생각해 보겠다”며 “김 의원이 이번에는 그랬지만 총선 끝나고 대선 국면에선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김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 “저도 그 소식 듣고 당황했다”고만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김 의원 불출마가 총선 구도에 별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좌우지간 씁쓸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가는 걸로 알았다”며 “탈당하는 일은 없을 걸로 안다”고 했다. 이번 갈등의 여파를 최소한으로 내다본 것이다. 다른 당 관계자도 “김 의원이 선대위에서 나왔지만 사실상 공천 작업이 마무리돼 총선에 미칠 실질적 영향은 없다”며 “선거는 이제 선대위가 아니라 각 후보자의 몫”이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왕규 예비후보가 “서울 관악을 공천 과정에 천 대표가 인위적으로 개입했다”며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당초 관악을에 박 예비후보 단수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천 대표 측 이행자 후보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천이 보류됐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