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여직원에게 퇴사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은 ㈜금복주가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엔 퇴사 종용 사실을 인정한 내용이 없는데다 사과의 대상도 피해 여성이 아닌 여성단체여서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금복주는 지난 16일 대구지역 여성단체연합과의 면담 중 박홍구 대표의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관계기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바람직한 노무관리가 되도록 할 것이며 여성근로자 근무여건 등 노무 관련 사항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사과문에는 결혼을 이유로 퇴사를 종용한 사실을 인정한 내용이 없다. 사과를 한 대상도 피해 여성이 아닌 대구 여성회와 대구경북여성단체 회원들로 명시돼 있다. 피해 여성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소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과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금복주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네티즌들은 “피해자에게 한 사과가 아니다” “사과를 한 거냐 만거냐” “관행상 퇴사한다고 한 말이 종용이 아니면 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차별 기업은 불매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앞서 이 회사 여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 결혼 소식을 전하자 퇴사 압박을 받았다며 회장과 대표이사를 남녀 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했다. A씨는 직장 상사가 여직원들이 결혼을 하면 관행적으로 퇴사해야 한다며 사직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홍보팀 디자이너로 입사한 A씨는 최근 퇴사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