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화기독교회 100년 앞두고 송도국제도시 이전 꿈 성사될까

입력 2016-03-17 15:49 수정 2016-03-17 15:50
인천화교들의 구심점으로 99년간 활약한 ‘인천중화기독교회’가 차이나타운 시대를 접고 송도시대를 열 수 있을까.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중화기독교회는 1917년 서양 감리교 선교사인 맥클라렌 여사와 중국인으로 기독교 신자인 손래장(孫來章)씨가 1917년 6월 1일 개인집을 예배당으로 임대, 화교들을 대상으로 전도를 한 것이 계기가 돼 화교사회의 중심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 유일의 중국교회인 인천중화기독교회는 중구 북성동 3가5 차이나타운 안에 둥지를 틀었다. 이 교회는 요즘 99년간 화교들과 함께 해온 정신을 살려 인천의 새로운 중심지가 된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트는 방안을 찾고 있다.

현재 송도에는 200여 개의 교회가 있지만 중국교회는 없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중국 유학생과 송도신항이 생기면서 크루즈를 타고 인천으로 들어오는 중국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인천글로벌캠퍼스 뿐 아니라 연세대, 인천대, 중국학술원 등에 이미 중국 유학생들이 많이 있다. 앞으로 송도국제도시에 칭화대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화교들은 130년 전 인천항을 통해 이 땅에 들어와 사업이나 상업에 종사하면서 인천에 뿌리를 내린 뒤 현재 인천 전역에 3000명 정도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천 화교 500명 정도가 경인전철 인천역 앞 차이나타운에 모여 산다. 1930~60년대까지만 해도 차이나타운과 신포동에 사는 화교 수가 2만명 규모였다.

그러나 국내 7개 화교교회 중 하나인 인천중화기독교회는 한국에 이민 온 화교들의 역사처럼 별 번영을 누리지 못하고 일반시민들이 존재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로 잊혀져 있는 상황이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역사는 100년이 가까운데 비해 신자수는 100명을 넘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성도는 5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교회는 1922년 땅을 사서 고풍스럽게 예배당을 지었고 당시 차이나타운의 명물이었다. 화교 교인들의 안식과 쉼터 역할을 했던 교회는 차이나타운이 개발될 때 땅을 내놓았다. 과거 교회가 있던 자리는 현재 이곳을 대표하는 식당, 쇼핑센터 등이 들어선 현대식 건물로 바뀌었다.

교회 내에는 100년 가까이 종소리로 교회활동을 알렸던 예배당 종, 1917년 건립됐음을 알리는 교회 표지석, 성경책, 옛 화교 교인들의 모습이 담은 사진들이 남아 있다.

현재 이 교회 신자들의 연령대는 40대 이상이다. 30대 이하의 젊은 신도들은 별로 없다. 예전엔 화교 할머니들이 주류였는데 대만으로 가거나 세상을 떠난 화교들이 많아지면서 50대 이상이 대다수다. 요즘은 결혼한 중국 이주민여성들이 신자로 들어오고 있다.

강대위 목사는 “중국교회 발전을 위해서는 송도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