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불순 여성, 잇몸질환 동반 가능성 높다

입력 2016-03-17 13:21
여성의 생리불순이 치주질환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은 치주과 박준범·고영경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19세 이상 폐경 전 여성 15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리주기가 정상인 여성은 8%만 치주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반면, 3달에 한번 생리불순을 경험하는 여성은 17.9%, 생리불순이 3달 이상 지속되는 여성의 18.6%가 각각 치주염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나이,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운동, 대사증후군, 칫솔질 횟수, 호르몬 치료 여부 등 교란변수(confounding factor)를 보정한 후 치주염 동반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에서도 생리가 불순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치주질환에 걸릴 위험이 1.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성 생리불순이 치주염을 부르는 잠재적 위험인자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변의 잇몸, 치주인대, 치조골 등에 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아 주위 조직이 바람 든 것처럼 붓고 피가 난다고 해서 풍치(風齒)로 불리기도 한다.

염증의 주된 원인은 치아 및 치석 주변에 딱딱하게 붙은 치태 때문이다. 치태는 칫솔질 뒤에도 제거되지 않고 남아있는 치아와 잇몸 주위의 세균 덩어리이다. 치태는 치아에 붙어서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 결과 잇몸이 붓고, 피나 고름이 나고, 더 심해지면 잇몸 뼈까지 녹여 치아를 잃게 된다.

이를 막으려면 염증이 심해지기 전에 치과를 방문, 상태에 따라 치석제거술(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잇몸치료를 받아야 한다. 잇몸 뼈까지 녹은 후 치아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면 백약이 소용없다.

박준범 교수는 “생리불순이 지속되면 염증반응을 심화시키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증가하기 때문에 치주염이 악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메디신(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