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에서 ‘여성할례(여성 성기 절제·FGM)’ 풍습을 철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소말리아의 여성부 장관이 내놓은 할례 금지법을 두고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온라인에서는 할례 금지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전 세계인들의 지지를 요구하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17일 국제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의 홈페이지에서는 소말리아 여성의 할례 금지법 통과를 지지해달라는 100만 네티즌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죽음의 의식’으로 불리는 할례로 고통을 받는 98%의 소말리아 여성을 위해 96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8월 사흐러 여성가족부 장관이 소말리아 북동부의 펀트랜드 지역에 할례 금지안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과거 중앙 정부가 펀트랜드 지방 정부의 법안을 채택한 사례가 있어 할례 금지안이 통과될 것인지 기대가 크다.
지난 1월에는 소말리아의 인권과 남녀 성평등 정책을 두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 간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됐다. 사흐러 장관은 여성이나 아동처럼 특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사회·문화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흐러 장관은 “소말리아의 성 불평등 지수는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로 높으며 할례와 같은 위험한 풍습이 계속 되고 있다”며 할례 금지안을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 할례는 소말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2억 명 이상의 여성이 할례로 고통을 받고 있다. 소말리아의 할례 금지는 지구촌 여성들의 권리를 신장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캠페인은 강조하고 있다. 네티즌의 서명 동참과 지지가 소말리아 할례 금지법 통과를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