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건 말이 안 나오네요.""차가 아니라 자전거였어? 이건 역대급이네."
17일 자동차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 달린 댓글입니다. 이 커뮤니티는 일부 운전자들의 보복운전 등 후진적 교통문화를 고발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도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 영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정차로 위반이나 역주행을 고발하는 내용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한번 볼까요.
네티즌 '똥*'는 16일 밤 '레전드급 역주행'이라는 제목으로 1분짜리 영상을 올렸습니다. 흔한 자동차 역주행이겠거니 하고 영상을 봤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편도 5차로인 창원시 의창구 중앙대로 한 가운데를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가 나타납니다. 지정차로 위반이 아니라 유유히 역주행하고 있는 겁니다. 도로를 거슬러 오르는 중년 남성은 심지어 헬멧도 쓰지 않았습니다. 놀란 운전자들이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정말 큰 사고로 이어졌을 장면입니다.
이렇듯 역주행과 지정차로 위반이 늘면서 자동차 운전자들의 '자전거 혐오'가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 자전거를 밀어붙인 보복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보도에 네티즌들은 운전자가 아닌 자전거 이용자에게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전거가 교차로 통행방법과 지정차로 위반을 가장 큰 문제로 꼽습니다. 불구속기소 된 보복 운전자도 좌회전하는 자전거를 위협했는데요. 차량처럼 좌회전 차선에 진입해 도로를 따라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도로 가장자리 차로로 통행하게 돼 있습니다. 자동차 흐름에 맞춰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해서 상위차로로 운행해서는 안 됩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ㄱ'자 형태로 직진 신호를 두 차례 받는 일명 후크턴으로 통행해야 합니다.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자전거는 약자입니다만 보호나 배려의 목소리는 크지 않습니다. 아직 자전거 이용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이 법규 준수입니다. 안전장비도 꼭 착용해야 겠지요. 자전거 타기 좋은 봄날입니다. 지금 바로 실천하세요.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