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계속된 질주에 고민이 깊었던 미국 공화당이 1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경선에서 승리한 존 케이식(63) 후보에 주목하고 있다. 공화당 주변에서는 이민문제 등과 관련해 극우적 시각을 가져 역시 ‘주류 보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테드 크루즈 후보보다는 케이식 후보가 정통 보수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케이식 후보가 오하이오에서 승리함으로써 트럼프가 7월 전당대회 전에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한 대의원 과반(1237명)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 트럼프 후보 지명을 막기 위한 ‘시간’을 벌어준 것이다. WSJ은 “케이식의 승리는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고 정제된 정치인을 응원하는 쪽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식은 1983년부터 18년 간 연방 하원의원을 역임했고, 2010년부터는 오하이오주에서 주지사를 맡아왔다.
미국 정책전문매체인 복스(Vox)는 “케이식은 보수 진영이 좋아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과 의료보험 확대에 대한 입장을 가진 중도우파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중도사퇴하면서 케이식이 사실상 보수진영이 선호하는 마지막 ‘희망’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현재까지 대의원 138명을 확보한데 그친 케이식 후보가 남은 경선에서 크게 선전하더라도 트럼프를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는 600명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때문에 현재까지 선전해왔던 크루즈 후보가 자신에게로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루즈는 지난 14일에는 루비오 상원의원과 케이식 주지사에게 자신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입각’을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400명가량의 대의원을 확보한 크루즈 역시 트럼프를 역전하는데 한계가 있다. 남아 있는 대의원이 1100여명인데, 트럼프가 아무리 졸전을 벌여도 그를 따라잡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관측이 많다.
공화당 주변에서는 결국은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당 지도부가 후보를 결정할 수 있게 한 ‘중재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신 다른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케이식 후보와 함께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주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폴 라이언 현 국회의장 등을 중재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존 케이식 보수진영의 '희망'으로 떠올라
입력 2016-03-16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