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야권 다자구도에 무소속 돌풍까지 맞나

입력 2016-03-16 16:26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면서 제1야당 총선 구도에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야권이 이미 분열된 상황인데다 낙천 인사들까지 출마하면 ‘새누리당 어부지리’가 더욱더 현실화 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더민주 공천재심위원회는 16일 전병헌(서울 동작갑) 부좌현(경기 안산단원을)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은 공천탈락이 확정돼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 후보로 출마할 수 없게 됐다. 재심위는 14일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의 재심신청도 기각한 바 있다. 다만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딸 취업청탁 논란’이 제기됐던 윤후덕(경기 파주갑) 의원의 공천 탈락 결정을 철회했다. 파주갑 지역구의 공천 방식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하기로 했다.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상당수 공천 탈락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를 이미 선언했거나, 고려 중이다. 이해찬(세종) 의원과 강동원(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고, 전병헌 의원과 정청래 의원도 이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마지막 기대마저 물거품이 됐다.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당의 선배와 동지, 지역구 주민들과 논의해 담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지역구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의견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과반을 넘거나 과반에 준하는 득표율을 받았을 정도로 후보 경쟁력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는 이들 지역구에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모두 후보를 내기로 해 최소 ‘1여3야’ 이상의 선거구도가 짜여진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한 당직자는 “야권이 셋 넷으로 쪼개진 상황에서 낙천된 현역의원들까지 출마하면 새누리당의 어부지리가 확실해진다”며 “낙천 인사들이 개인 경쟁력에 동정여론까지 등에 업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광주 전략공천설이 제기됐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김종인 대표의 광주 출마 제안이 있었지만, 어머니의 병간호와 개인적 사정으로 지역 선거에 나가기 어렵다고 말씀드렸다”며 “화려한 꽃보다 튼튼한 뿌리가 돼 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