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접어든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비박근혜)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반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한 ‘공천학살’에 반발해 ‘친박(친박근혜)연대’가 결성된 것처럼 ‘비박연대’가 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비박계인 조해진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관리위원회의 현역 무더기 컷오프에 대해 “역대 최악의 밀실공천, 보복공천, 집단학살공천, 정당민주주의를 압살하는 공천”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며 유 의원 측근으로 꼽히는 조 의원은 경남 밀양·함안·의령·창녕에서 낙천됐다.
조 의원은 무소속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국민의 뜻을 들어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라를 바로 세워서 국민에 희망을 드릴 일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는 힘을 모을 것”이라고 답해 무소속 출마 및 비박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비박 중진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5선)과 진영 의원(서울 용산·3선)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공천 발표 이후 서로 통화를 갖고 무소속 출마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중심으로 비박연대 가능성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청와대’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했던 임태희 전 의원과 서울 마포갑에 출마했던 강승규 전 의원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비박계 대구 3선 주호영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주 의원은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재심을 신청했다. 최고위가 이를 받아들여 공관위에 주 의원에 대한 재심을 요구했지만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공관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한 것”이라며 “재심 요구해봤자 소용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있는 자리에서 이번 공천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며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운 때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비박계 대폭발…대거 무소속 출마 선언
입력 2016-03-16 1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