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는 선거”

입력 2016-03-16 15:47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박근혜정부를 향해 “업적이 없다”고 비판하며 4·13총선은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공천에 문제제기한 최재성 의원에겐 “상식 이하”라고 몰아붙였다.

김 대표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박근혜정부의 경제실정을 지적하며 총선 이슈로 ‘경제 심판론’을 내세웠다. 그는 기조발언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인식은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을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민주화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해야한다”며 “불평등·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박근혜정부에 몇 점 줄 수 있냐는 질문에는 “업적이 따로 없기 때문에 점수를 매기는 걸 사양한다”고 답했다. 또 “잘못한 것을 한 가지 지적하자면 대통령선거 때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제대로 지켰어야하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돼서 모든 권력이 자기 손에 있으니 쉽게 자기 뜻대로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불통 논란을 낳으며 경제민주화 공약을 지키지 않은 박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김 대표는 공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한 최재성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 의원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며 “여러 가지 불만이 있는 사람이 핑계를 든다”고 했다. 이어 “(공천을) 박영선 의원 말 듣고 하는 것 아니냐 우려하니까 이런 얘기가 나왔다”며 “남의 얘기 듣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총선에서 107석 이하 얻을 경우 대표직 사퇴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선거에서 이기면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질문에 대해서 제가 꼭 답을 해야 하는지”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킹메이커는 지난 대선을 끝으로 더 이상 안 한다고 결심한 상태”라고 답해 대선 주자의 조언자로만 머물지 않겠단 뜻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이해찬 의원의 공천 탈락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전반적인 선거 구도를 생각했다”며 “내가 굳이 이 의원을 쳐야할 개인적인 어떠한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친노(친노무현)세력에 반감을 갖고 있는 호남 유권자를 겨냥한 판단이란 뜻이다. 이어 “일단 무소속으로 이 의원이 출마했기 때문에 그곳에 공천을 할 생각”이라며 “여러 사람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야권 연대를 강하게 주장하며 더민주 압박에 나선 정의당에 대해서는 “두 당이 서로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연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