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4 기준 완화…시행시기도 늦춰질 듯

입력 2016-03-16 13:51
국내 보험사들이 많게는 52조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준비해야했던 국제회계표준(IFRS4)의 기준이 완화됐다. IFRS4 2단계 도입 시기도 당초 예상했던 2020년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회계기준원은 16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한국 등 회원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IASB는 보험사들이 미래의 손실에 대비해 준비해야하는 대손충당금의 기준을 각 계약 단위별로 산정하는 기준을 제시했으나, 한국은 “보험의 본질인 상호부조 정신이 반영되지 않고 부채가 과대 계상되는데다 재무변동성도 심화된다”며 기준 변경을 요청했다.

IASB는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미래이익과 미래손실이 비슷한 보험계약끼리는 통합해 대손충당급을 산정하도록 했다. 통합할 경우, 이익이 예상되는 계약과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을 한데 묶어 계산할 수 있어 미래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든다.

회계기준원 김대현 수석연구원은 “아직 세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까지 계산하긴 어렵지만 IFRS4 2단계에 변경된 기준을 적용하면 미래손실에 따른 부채 증가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FRS4 2단계 도입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지인 회계기준원 원장은 “IASB가 올해 초에 예정이었던 최종 기준서 발표가 연말이나 내년초로 늦춰졌다”며 “3년으로 예상하고 있는 적용 준비기간을 4~5년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해 둔 상태여서, 아직 시행시기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처음 예정했던 2020년보다는 1~2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국제 회계기준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우리의 주장에 다른 회원국들이 주저하기도 했으나 결국 국제적인 공감대를 이뤄 설득해냈다”며 “글로벌화의 파고를 받아들이기만 할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맞서 변화시킨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