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10가구주 중 3가구주는 비상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을수록 비상금 확보량이 많았는데 월평균 5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린 가구주의 경우 비상금 규모가 190만원이 넘었다.
한국은행은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 조사 결과’자료에서 전체 가구의 27%가 예비용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가구의 평균보유규모는 69만3000원이었다고 16일 밝혔다. 예비용현금이란 소지중인 현금 외에 비상시를 대비해 집, 사무실 등에 보유중인 현금으로 비상금을 말한다. 이번 조사는 한은이 지난해 10월 26일~11월 20일 전국 가구주 1100명과 종사자수 300인 미만 중소기업 110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월평균 소득별로는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가, 연령별로는 고연령층의 보유규모가 크고 편차도 컸다.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는 설문 당시 192만2000원을 비상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답해 월평균 200만원 미만 저소득자의 비상금 규모(36만5000원)의 5.3배에 이르렀다. 특히 바로 밑 구간인 400만~499만원(57만3000원)보다도 3배 이상 많아 눈길을 끌었다. 한은 김태형 화폐연구팀장은 “500만원 이상 소득자의 경우 1000만원 이상도 포함되는 등 샘플의 범위가 넓어 타 구간과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50대와 60대 모두 81만3000원원을 보유한다고 답해 20대(36만7000원)의 2배를 웃돌았다. 비상금의 권종별 보유금액은 5만원권이 80.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우리나라 가구의 거래용 현금(설문 당시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현금) 평균보유규모는 11만6000원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7만8000원)가 가장 적고 40대(12만6000원) 및 50대(12만4000원)가 많았다. 향후 경제 불확실성 확대 시 보유현금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가계 비중은 10가구 중 4가구 정도인 38.7%였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10가구 중 3가구 비상금 보유…월평균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비상금만 192만원
입력 2016-03-16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