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특유의 마케팅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도 빛을 발했다. 네티즌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며 무릎을 쳤다.
15일 각종 커뮤니티에선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착용한 셔츠가 화제였다.
이세돌은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의 매 경기마다 동일한 디자인의 셔츠를 입었다. 네티즌의 눈길을 끈 건 오른쪽 손목 부분에 새겨진 자수였다. 은색 실로 작게 수놓인 글씨는 ‘G5’, LG전자의 스마트폰 모델 명이다.
LG전자는 이세돌 9단의 단독 후원사다. 이세돌 9단이 같은 옷을 입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대다수 네티즌들은 “손목에 저런 글씨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의 왼손에 채워진 시계가 LG의 새 스마트워치라는 사실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LG는 지난 9일 후원을 발표하면서 이세돌 9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로고를 1㎝ 크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LG의 배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차라리 옷깃에 새기지 그랬나” “색깔이라도 다르게 하지” “재킷에 새겼으면 더 잘보였겠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LG는 제품의 장점이나 기업의 선행을 홍보하지 않는 ‘양심 마케팅’으로 기업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마케팅 못하는 LG’가 우연히 드러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진짜 홍보전략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박상은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