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컷오프 후폭풍...더민주 재고없다

입력 2016-03-15 16:24

더불어민주당에 이해찬(세종) 의원 공천 탈락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친노(친노무현)계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세종시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 의원은 15일 무소속 출마 선언 입장문에서 자신의 공천 탈락 결정을 ‘불의’에 비교하는 등 ‘김종인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가 아니다”라며 “우리 당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후배들을 생각해서도 이런 잘못된 결정은 용납할 수 없다. 나쁜 선레를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라며 “(세종시 지방의원과 당원들은) 세종시와 노무현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 비대위가 외면해도 세종시를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노 진영의 반발은 계속됐지만 집단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익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 “이해찬 정청래를 배재해 지지기반을 확대코자 하는 것이 김 대표의 원대한 구상이었다면 당신도 대표직 사퇴와 불출마를 선언하라”며 “그것이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주류 진영의 한 인사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이번 공천이야말로 자신들의 패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수십년 전 악연을 이렇게 푸는 것은 공당의 대표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16일 비대위에서 세종시 공천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무공천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세종시에 더민주가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이 탈당해 출마하는 건 본인의 자유다. 어떻게 생각할 게 뭐가 있느냐”라며 “공관위에서 적정한 분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창선 공관위원장도 YTN라디오에서 “새로운 인물이 들어가야 새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라며 “원로는 원로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꼭 현장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당 공천재심위원회는 정청래 최규성 의원의 재심 신청은 기각하고, ‘딸 취업 청탁 의혹’이 있었던 윤후덕 의원의 재심신청은 인용키로 했다. 전병헌 부좌현 의원은 추가 소명자료를 받은 후 논의키로 했다.

한편 홍창선 위원장은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기준과 관련해 정책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일부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민주화·시민) 운동하는 것은 지역구에 가서 하면 되지, 여기(비례대표)는 아니다”라며 “옛날에는 그런 사람이 독재정권을 상대로 투쟁도 치열하게 해야 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홍 위원장 보좌진 경력으로 ‘특혜 논란’이 벌어진 김규완 청년비례대표 후보에 대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