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해찬 의원이 탈당과 함께 4·13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 ‘좌장’으로 통하는 그가 전격 탈당하면서 야권 전체가 격랑에 휩싸였다.
이 의원은 15일 기자회견 없이 별도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잠시 내 영혼 같은 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나에 대한 공천 배제 발표에는 이유와 근거가 없다”며 당 지도부를 강력 성토했다.
그는 “도덕성이든, 경쟁력이든, 의정활동 평가든 (공천탈락에 대한) 합당한 명분이 없다”며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나는 부당한 것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며 불의에 타협하는 인생을 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4년 전 시민들과 당 지도부의 간곡한 요청으로 세종시에 왔다”며 “(참여정부 총리로서) 세종시를 기획했으니 세종시를 완성해 달라는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세종시 완성과 정권교체는 내 마지막 소임”이라고 했다.
재야 운동권 출신인 이 의원은 서울 관악을에서 5선을 지낸 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세종시로 지역구를 옮겨 6선에 성공한 당의 대표적 원로다. 그는 2008년에도 ‘손학규 대표 체제’가 출범하자 “한나라당 출신이 대표를 맡은 현실이 안타깝다”며 당을 떠난 적이 있다.
한편 국민의당 지도부는 더민주와의 선거연대 여부를 놓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안철수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는 서울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40여분 간 담판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천 대표는 새누리당 압승을 막기 위해 야권연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안 대표는 연대는 불가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은 회동 결과에 대해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더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고만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야권 혼돈…이해찬 무소속 출마...안철수 천정배 무소득 회동
입력 2016-03-15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