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안나오면 인공지능” 김장훈이 남긴 알파고 어록

입력 2016-03-15 14:38
가수 김장훈. 서영희 기자

인공지능(AI) 알파고와 15일 마지막 대국을 벌이는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 옆에는 가수 김장훈이 있었다. 아마 5단인 김장훈은 유창혁 9단과 함께 이세돌 알파고 5국을 중계하며 각종 어록을 선보였다. 이런 식이다.

“바둑은 분노조절장애를 이기는데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지는 걸 배우는 게임이니까.”

김장훈이 지난 9일 중계방송을 통해 선보인 ‘드립(애드립의 준말)’이다.

김장훈은 15일 페이스북에 아마추어인 자신이 해설자로 나선 이유를 밝혔는데, 이 역시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약간의 윤문을 거쳤다.

“알파고의 대국을 쭉 보니, 황당한 수를 많이 둔다.

오히려 프로기사들이 해설하는데 곤혹스러워 한다.

수읽기는 차치하고라도 착점에 대해서는

아마추어가 해설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한다.

아마 바둑이 그렇다. 

가끔은 황당하고 기발한 수를 많이 둔다.”

초심자의 행운을 말하는 비기너스 럭,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이변이 있기에 인생은 살만하다. 단, 김장훈은 이렇게 단서를 달았다. “다만, 프로기사나 알파고처럼 그 수 뒤의 수읽기가 안되는 게 문제죠.”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가수 김장훈. 김장훈 페이스북

김장훈은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서 열린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석해 샤우팅 창법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그는 “오프닝 애국가는 꽤 불러 봤는데, 시상식대 선수들이 올라가 있고 태극기가 올라가면서 애국가를 부르니 벅찹디다”라고 했다. 이어 “끝나고 나오니 이세돌 9단의 승전보까지”라며 “그 상황에서 눈물이 안나오면 인공지능”이라고 했다. “인생 참 버라이어티 하다”는 마무리도 잊지 않았다.

김장훈은 이세돌 9단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하면서 동시에 3패 뒤 1승을 건진 네 번째 대국에 대해 장문의 분석을 내놓았다. 글에서 김장훈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알 수 없는 상대를 만나 황망하게 내어준 바둑들…”이라며 “그 허탈감과 책임감이란 부담…”이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어 “이세돌 9단에게는 얼마나 큰 짐일까”라고 공감했다.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김장훈은 한국기원 홍보대사다.

이세돌9단승리!!바둑의 승패에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단순히 이겼다는것보다는 이 승리는 인류의 공익에 기여한 승리라고 저는 해석합니다.'모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으나 그런 생각의 배경은..만일 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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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