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을 마치 개인 마이너스 통장처럼 이용한 회계 관계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등이 감사원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1월 공공분야 회계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11개 기관에서 15명의 비위 관련자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조달물품 구매대금 납부 업무를 담당한 지방농촌지도사 A씨는 상급자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인감을 꺼내 무단 날인하는 수법을 통해 친구 사업자금으로 6000여만원을 빼돌리는 등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억1200여만원을 횡령했다.
A씨는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도장집에서 위조한 인감을 사용해 물품 구매대금이 정상적으로 납부된 것처럼 영수증을 위조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에서 등기소송 담당자로 일한 B씨는 법원으로부터 공탁금 3억5000여만원에 대한 수령 통지서를 받자 상사 몰래 이 돈을 횡령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근무했던 C씨는 직원들의 급여에서 공제한 소득세를 현금으로 무단 인출하거나 자기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법으로 29차례에 걸쳐 6900여만원을 횡령해 어머니의 빚을 갚거나 개인적 용도에 썼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의 D씨는 카드빚을 갚을 돈이 모자르자 직원들의 국민건강보험료를 무단 인출하는 등 25차례에 걸쳐 3900여만원을 횡령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미래창조과학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소속 공무원 H씨와 경기도북부여성비전센터 공무원 I씨가 4400여만원, 230여만원씩의 공금을 빼돌려 쓰다가 반환한 사실을 적발하고 각각 정직과 강등 조치를 요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나랏돈은 나의 마이너스통장?” 감사원, 횡령 회계 공무원 무더기 적발
입력 2016-03-15 14:38